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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무차별 곡선의 도출과 성격, 특수한 경우의 무차별 곡선 및 한계대체율

by ST.Cross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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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가 어떤 상품묶음을 소비함으로써 얻는 효용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있다는 가정에서 논의를 전개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감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효용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것처럼 설명했지만 비현실적인 가정을 버리고 소비자의 선택행위를 다른 접근방법으로 분석하기로 하자.

 

무차별곡선의 도출

 소비자 선택행위의 분석에서 각 상품묶음이 주는 효용을 구체적 단위로 나타낼 수 있는지는 크게 의미를 가지지 못하다. 단지 어떤 상품묶음을 다른 것보다 더 선호하는지의 여부만 안다면 그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예측하는데 아무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품묶음 R과 S에서 소비자가 S보다 R을 더욱 선호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R과 S에서 각각 얼마나 효용을 얻는지는 몰라도 된다는 것이다.

지금 소비자가 어떤 상품묶음을 선택할지를 알아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상품묶음들을 둘씩 묶어 비교한다고 가정하고 이렇게 비교하여 소비자가 더욱 선호하는 상품묶음을 남기고 다른 상품묶음은 고려대상에서 제외시킨다. 이러한 비교를 수없이 반복하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상품묶음 하나만 남게 된다. 이렇게 상품묶음을 둘씩 비교하기 위해 무차별곡선(indifference curve)이라는 분석수단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두 상품묶음이 있는데, 소비자가 이 둘 사이에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면 이 두 상품묶음에서 얻는 효용이 똑같다는 뜻이다. 이처럼 소비자에게 똑같은 크기의 효용을 주는 상품묶음들은 이것 말고도 더 많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집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무차별곡선이다.

상품묶음 아이스크림(통) 책(권)
A 2 10
B 6 6
C 12 3
D 17 2

예를 들어 위 표에서 보는 것처럼 상품묶음 A, B, C, D가 모두 소비자에게 같은 효용을 준다고 가정하고 각각 하나의 점(a, b, c, d)으로 대표시켜 이들을 모아 이으면 무차별곡선이 된다. 즉 소비자에게 똑같은 수준의 효용을 주는 상품묶음들의 집합을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 무차별 곡선이다.

무차별곡선보다 원점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는 점들의 집합은 더 큰 효용을 주는 상품묶음들을 나타낸다. 반면 무차별곡선보다 원점에 더 가까운 점들의 집합은 더 작은 효용을 주는 상품들의 묶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므로 무차별곡선만 알고 있다면 어떤 두 상품묶음이 제시되더라도 소비자가 어느 쪽을 더욱 선호하는지 알아낼 수 있다.

무차별곡선은 지도에서 보는 등고선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등고선은 같은 높이를 가지는 지점들을 모아서 만든 곡선이지만 무차별곡선은 같은 효용을 주는 상품묶음을 모아서 만든 곡선이다. 우리가 보는 지도는 여러 개의 등고선을 모아 놓은 그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같이 무차별곡선을 여러 개 모아 놓으면 무차별지도(indifference map)가 된다.

하지만 한 가지 큰 차이가 있는데 등고선은 특정 높이를 나타내지만, 무차별곡선은 특정한 크기의 효용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떤 무차별곡선이 구체적으로 어떤 효용의 수준을 의미하는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가 없다. 중요한 사실은 소비자의 효용이 똑같은 수준으로 한 무차별곡선 위의 모든 점에서 유지된다는 것뿐이다.

 

무차별곡선의 성격

 등고선처럼 무차별곡선도 얇은 곡선으로 그리며, 어떤 점이라도 그것을 지나는 하나의 무차별곡선을 그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1) 우하향할 모양

어떠한 상품묶음이 있는데, 이것보다 아이스크림과 책의 양이 더 많은 상품묶음이 있다고 가정하자. 소비자가 이 두 상품묶음에서 똑같은 효용을 얻는다고 한다면 우상향 하는 모양의 무차별곡선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아이스크림과 책 모두를 더 많이 소비할 수 있지만 효용에 아무런 차이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하나의 상품묶음 안에 아이스크림이 더 많으면 책은 더 적어야 상품묶음들에서 아무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하향한 모양의 무차별곡선을 가지는 것이 정상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2) 원점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더 높은 효용을 의미

멀리 떨어진 등고선일수록 더 높은 지점을 나타내는 것처럼 무차별지도의 경우도 원점에서 멀리 떨어진 무차별곡선일수록 더 높은 효용 수준을 나타낸다.

3) 두 무차별곡선은 서로 교차하지 않음

만일 두 무차별곡선이 교차한다면 한 상품묶음에 두 가지 다른 효용을 준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한 점을 지나는 무차별곡선은 하나밖에 없다.

4) 원점에 대해 볼록

일반적으로 무차별곡선은 원점에 대해 볼록한 모양을 가지는데, 이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먼저 한계대체이율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한계대체율

 소비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기초하여 정의된 대체비율을 한계대체율(marginal rate of substitution; MRS)이라고 한다. 즉 두 상품이 어떤 특정비율로 대체되면 소비자의 효용에 아무 변화가 없을 때의 비율이며 이 비율은 무차별곡선 위의 한 점에서 잰 기울기의 절댓값과 그 크기가 같다. 소비자가 아이스크림 1 통과 책 2권이 서로 대체된다고 보는 것은 아이스크림 1통이 책 1권에서 나오는 한계효용의 두 배라는 것을 나타낸다. 그러므로 한계 대체율이 2라는 것을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알 수 있다.

MRS = 아이스크림의 한계효용(Mx) / 책의 한계효용(Yy)

 무차별 곡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가면서 한계대체율이 점차 줄어드는 현상을 한계대체율체감의 법칙(law of decreasing marginal rate of substitution)이라고 하며 원점에 대해 볼록한 모양을 가지면 언제나 이 법칙이 성립하게 된다. 이 법칙이 성립하는 이유를 알아보자. 먼저 상품묶음 A에는 아이스크림은 적게 포함되어 있고 책이 비교적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상품묶음 B에는 반대로 책이 적게 포함되었고 아이스크림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이때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품을 중요하게 여기며 대체가능하다고 느낀다. 한계대체율체감의 법칙이 성립한다는 것은 소비자의 마음속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어떤 상품의 소비량이 커질수록 한계효용이 떨어지므로 비교적 풍부하게 소비할 수 있는 상품을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길 수 있지만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성립해도 한계대체율 체감의 법칙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특수한 경우의 무차별곡선

 소비자가 예외적인 선호를 가지고 있다면 다른 성격의 무차별곡선이 나타날 수 있는데 예외적인 세 가지 경우를 알아보자.

1) 무차별곡선은 원점에 대해 선분의 보양을 가진다. 소비자가 고려 대상이 되는 두 상품을 완전대체재(perfect substitutes)로 인식할 때 이런 모양의 무차별곡선을 가진다.

2) 고려대상이 되는 두 상품이 완전보완재(perfect complements) 일 때 직각으로 꺾여 있는 모양을 가진다. 여기서 두 상품이 완전보완재라는 것은 일정한 비율로 결합시켜 소비하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3) 고려대상이 되는 물건 중 하나가 쓰레기나 오염물질 같은 비재화(bads) 일 때 무차별곡선은 우상향 하는 모양을 가진다. 비재화는 보통상품과 반대로 소비를 하면 효용이 더 떨어지는 물건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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