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시장의 형태
이 세상에는 여러 다양한 모습의 시장이 존재하고 있다. 철도서비스나 전기가 거래되는 시장 같은 거의 독점화되어 있는 것과 과일이나 전자제품 같은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같이 공급자들 사이의 경쟁이 치열한 경우도 있다. 그리고 구조적으로 비슷한 형태의 시장이지만 경쟁의 구체적 형태는 매우 다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한 상품이 있을 때 거래되는 시장의 형태에 따라 가격과 거래량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결정된다. 따라서 모든 조건이 같을 경우라도 어떤 형태의 시장에서 거래되느냐에 따라 상품의 가격이나 거래량이 서로 달라질 수 있다. 이는 시장의 형태가 사회후생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관심을 가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다양한 시장의 성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하나씩 분석하기보다는 비슷한 성격의 시장들을 묶어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내야 한다.
● 완전경쟁(perfect competition)
● 독점(monopoly)
● 과점(oligopoly)
● 독점경쟁(monopolistic competition)
위의 네 가지 시장의 형태를 분류하고 각 시장 형태의 특징을 알아내기 위해 몇 가지 기준에서 이들을 알아보자.
상품시장 특성 의 기준
1) 판매자 수
상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기업의 숫자는 시장 형태를 구분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며 완전경쟁시장에는 다수의 판매자(seller)가 존재한다. 그 반대인 독점시장에는 단 하나의 판매자만이 존재한다. 과점시장은 소수 기업이 상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완전경쟁과 독점 시장에서 중간에 위치한다. 마지막으로 독점경쟁시장의 경우 많은 수의 판매자로 완전경쟁시장과 닮았지만 다른 측면에서의 차이로 인해 서로 다른 형태의 시장이 된다. 여기에서 구매자(buyer)의 숫자는 충분하다는 전제를 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구매자가 소수인 시장, 즉 수요독점(monopsony) 시장도 재미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2) 개별기업이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
완전경쟁시장에는 수많은 기업이 상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여러 다른 기업들은 현재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는데 어떤 한 기업만 가격을 올린다면 소비자들을 다른 경쟁 기업에 뺏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경쟁시장에서 개별기업은 결정된 시장가격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만 있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유일하게 상품을 공급하는 독점기업의 경우 가격에 큰 영향력을 줄 수 있지만 어떤 가격이든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정 범위 안에서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향을 가지고 있다.
과점시장과 독점경쟁시장의 경우 완전경쟁과 독점시장의 중간 정도이며 가격의 영향력이 독점시장만큼 크지는 않고 완전경쟁시장처럼 전혀 없지도 않다는 것이다.
3) 상품의 동질성 여부
완전경쟁시장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그 안에 거래되는 모든 상품이 완전히 동질적이라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완전경쟁시장과 좋은 대조를 이루는 것이 독점경쟁시장이다. 가장 큰 이 시장의 특징은 같은 어떤 기업이 만들었느냐에 따라 같은 상품이라도 약간의 차이가 있는 상품차별화(product differentiation)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공급자의 수가 많다는 점에서 두 시장이 같지만, 차별화 현상의 존재 여하에 따라 차이를 보이게 된다.
과점시장에서는 각 기업마다 조금씩 다른 상품을 생산하여 판매하는 경우와 모든 상품이 동질적인 경우도 있다. 오늘날의 경제를 보면 과점시장의 추세는 기업들이 조금씩 다른 상품을 만드는 것이 보편화된 점을 느낀다.
4) 진입장벽의 존재
완전경쟁시장의 조건 중 또 다른 하나는 일체의 진입장벽(entry barrier)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진입장벽이란 잠재적 경쟁자가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장치를 말한다.
진입장벽은 기술적인 이유로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 자연발생적인 성격과 정부의 규제로 인하여 진입을 하지 못하는 경우 인위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도 있다.
독점 경쟁시장에서도 진입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독점시장에서는 진입의 기회가 거의 완벽히 막혀있다. 만약 억제할 진입장벽이 없을 경우 독점시장 자체가 존립하기 불가능해진다.
과점시장의 경우 진입장벽이 상당 수준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며 어느 정도의 진입장벽이 없다면 소수의 기업들이 공급을 장악하는 체제를 장기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5) 비가격경쟁의 존재
비가격경쟁(non-price competition)은 가격 이외의 수단인 상품의 질, 광고, 서비스 등에 의해서 기업들 사이에 경쟁이 벌어지는 것을 말한다. 완전경쟁시장에서는 모든 기업이 동질적이고 생산 상품 또한 동질적이기 때문에 비가격경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반대로 독점경쟁시장에서는 상품의 차별화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비가격경쟁이 매우 자주 발생한다.
소수의 기업만이 존재하는 과점시장은 가격을 통해 경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만약 한 기업이 가격을 낮춘다면 다른 기업들도 가격을 낮춰 서로 손해를 보는 가격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과점시장에서 기업은 가격 이외에 수단으로 광고를 통해서 안전하게 경쟁하는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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