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의 탄력성
상품 가격이 올라갈 때 수요량이 크게 줄어들 수도 있고 줄어들지 않을 수도 있고 소비자의 소득이 늘어난 경우에도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처럼 수요량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에 변화가 생겼을 때 수요량이 얼마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지가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민감성 정도를 하나의 수치로 나타낸 것이 탄력성(elasticity)이며 어떤 수요량의 결정요인에 대해 그것을 재느냐에 따라 다른 여러 가지 탄력성을 구할 수 있다.
수요의 탄력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단순 지적 호기심이 뿐만 아니라. 정책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의 흡연을 줄이기 위해 담배가격을 인상할 때 정책의 효과는 담배에 대한 수요가 가격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담배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별로 줄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별로 효과를 거둘 수 없고 다른 방법으로 흡연감소를 유도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처럼 수요의 탄력성이 갖는 크기는 정책의 관점에서 볼 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가격의 탄력성
1) 가격탄력성의 의미
수요의 가격탄력성(price elasticity of demand)은 어떤 상품의 가격에 생긴 작은 변화가 그 상품의 수요량에 얼마만큼의 변화를 가져오는지 재기 위해 고안된 개념이다.
생활필수품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소금 같은 상품은 가격이 웬만큼 변화해도 수요량에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다. 이 경우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매우 작다고 말하지만 작은 폭의 가격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품의 경우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크다고 말한다. 가격 탄력성(Ep)은 가격의 변화비율을 분모에 놓고 수요량의 변화비율을 분자에 넣어 구한 값과 같다.
이렇게 구한 탄력성은 단위가 전혀 붙지 않은 순수한 수가 되며 식 맨 앞에 마이너스 부호는 편의상 탄력성이 양(+)의 값을 갖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수요의 법칙이 성립하는 한 가격과 수요량은 언제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양자의 변화비율을 각각 분모와 분자에 놓고 구한 수치 그 자체는 반드시 음(-)의 값을 갖게 된다. 탄력성을 음의 값보다는 양의 값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고 생각해 마이너스 부호를 붙인 것이다. 탄력성을 구할 때 가격을 아주 작은 폭으로 변화시키고 수요량의 반응을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삼각형 P가 0에 가까울 정도로 작아야 하며 수요곡선 위의 한 점을 기준으로 탄력성을 잰다는 것을 뜻한다. 이 경우 미분의 개념을 사용하여 다음과 같이 바꿔 쓸 수 있다.
수요곡선 기울기의 역수에 가격과 수요량의 비율을 곱하고 이에 다시 마이너스 부호를 붙여 탄력성을 구한다. 수요곡선의 기울기와 탄력성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기울기 자체가 탄력성이 되는 것은 아니다. 선분으로 주어진 수요곡선의 경우에는 그 위에 어느 점에서 가격탄력성을 재느냐에 따라 0부터∞에 이르는 값이 모두 나올 수 있다. 수요곡선이 수평선이나 수직선, 혹은 쌍곡선이 아닌 한 어떤 기울기를 갖고 있는 경우에도 이 말을 할 수 있다.
2) 수요곡선과 가격탄력성
일반적으로 한 수요곡선 위의 어떤 점에서 탄력성을 재느냐에 따라 그 크기가 달라지지만 세 가지 예외적인 경우 수요곡선 위의 어느 점에서나 가격탄력성이 똑같은 값을 갖는다.
첫 번째, 수직선으로 나타나 있는데 이 경우 가격이 아무리 변해도 수요량에 변화가 전혀 없어 가격탄력성이 언제나 0의 값을 가진다.
두 번째, 수평선의 경우 아주 작은 가격변화가 아주 큰 수요량의 변화를 가져와서 어느 점에서 재든 가격탄력성이 무한대(∞)의 값을 가진다.
세 번째, 수요곡선이 쌍곡선의 모양을 갖는 경우 가격탄력성은 수요곡선 위의 어떤 점에서나 1의 값을 가진다.
3) 가격탄력성과 판매수입
가격탄력성이 1보다 더 크면 ‘탄력적’(elastic), 더 작으면 ‘비탄력적’(inelastic)이라고 한다.
수요가 탄력적이면 가격이 내려갈 때 수요량이 더 큰 비율로 커진다. 상품을 판매하고 얻은 수입은 가격에 수요량을 곱한 것이므로 수요가 탄력적이면 가격이 내려갈 때 판매수입은 늘어난다. 가격 하락폭보다 수요량 증가폭이 더 크므로 이 둘의 곱인 판매수입이 더 커지는 것이다. 가격탄력성이 1의 값을 가질 때 가격이 내려갈 경우 수요량이 똑같은 비율로 늘어나며 판매수입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4) 가격탄력성의 결정요인
수요의 가격탄력성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첫 번째로 상품의 성격이 있는데 필수품의 경우 상품탄력성이 작지만 사치품의 경우 가격탄력성이 큰 경향이 있다. 두 번째로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이 있는 경우 즉 대체재의 존재 여부가 수요의 가격 탄력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는 상품이 많을 경우 가격탄력성이 크다. 세 번째, 소비자의 전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수요의 가격탄력성에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고려되는 기간의 길이에 따라서 가격의 탄력성이 달라질 수도 있는데 같은 상품이지만 장기에서 소비자가 적응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기 때문에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한층 더 커지는 경향이 있다.
소득의 탄력성
소비자의 소득이 변화할 때 수요가 이에 대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대해 민감성을 재는 데 소득탄력성이라는 개념이 사용된다. 소득에 생긴 작은 변화가 삼각형 M이라고 할 때 수요의 소득탄력성(income elasticity of demand;Em)은 다음과 같은 산식에 의해 구할 수 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은 가격탄력성의 경우와 다르게 소득탄력성을 구할 때는 분수 앞에 마이너스 부호를 붙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득탄력성의 경우 그것이 양의 값을 갖는지, 음의 값을 갖는지가 중요한 사항이 되기 때문에 원래 계산된 값의 부호를 그대로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어떤 상품의 소득탄력성이 양의 값을 가지며 크다는 것은 소득이 증가할 때 그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뜻하며 1이라는 소득탄력성을 기준으로 하여 그보다 더 큰 소득탄력성을 갖는 상품을 사치재(luxuries), 더 작은 탄력성을 갖는 상품을 필수재(necessities)라고 한다. 일상에서는 ‘값비싼, 사치스러운 물품’을 사치품이라고 하지만 경제학에서 사치재는 수요의 소득탄력성이 1보다 큰 상품을 말한다. 즉 소득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그 상품의 수요가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빠르면 사치재로 구분한다.
대부분 소비자의 소득이 증가하면 수요도 따라 증가하지만 어떤 상품의 경우 반대로 더 줄어들 수도 있는데 이를 열등재(inferior goods)라고 한다.
소득 탄력성이 0보다 큰 상품은 정상재(normal goods)라고 하며 열등재와 구분하며 다시 소득탄력성이 1보다 큰지, 작은지에 따라 사치재와 필수재로 나누어진다.
교차탄력성
어떤 상품의 가격이 변화한 데 대해 다른 상품의 수요량이 반응을 보일 수 있는데 이 반응의 민감성을 재고 수치화 한 것을 교차탄력성이라고 한다. X재 가격에 생긴 작은 변화가 삼각형 Px라고 할 때, 수요의 교차탄력성(cross elasticity ofdemand;Ec)은 구체적으로 다음 산식에 의해 계산할 수 있다.
교차탄력성도 소득탄력성과 같이 마이너스 부호를 붙이지 않았다. 이는 두 상품 사이의 관계에 따라 그 부호와 크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햄버거와 콜라처럼 두 상품이 보완관계에 있으면 교차탄력성은 음(-)의 값을 가진다. 햄버거 가격이 올라 적게 먹으면 함께 먹는 콜라의 수요량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때 햄버거 가격의 변화의 양, 콜라 수요의 변화는 음의 값을 가지므로 대체탄력성이 음의 값을 가지게 된다. 나아가 대체관계나 보완관계가 강하면 강할수록 교차탄력성의 절댓값이 더 커지지만 절댓값이 0에 매우 가까우면 두상품은 서로 독립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요의 탄력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단순 지적 호기심이 뿐만 아니라. 정책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의 흡연을 줄이기 위해 담배가격을 인상할 때 정책의 효과는 담배에 대한 수요가 가격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담배 가격이 올라도 수요가 별로 줄지 않는다면 그 정책은 별로 효과를 거둘 수 없고 다른 방법으로 흡연감소를 유도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처럼 수요의 탄력성이 갖는 크기는 정책의 관점에서 볼 때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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